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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se#2/S# peom

그리스인 조르바 P.266 뱃 속에 들어간 것들에게 미안해서 잔뜩 먹고 마시고 난 조르바는 한 손을 털이 수북한 귀로 가져다 댔다. "리라...." 그는 중얼거렸다. "마을에서 춤을 추고 있군."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술이 그만 머리에 오른 것이다. "우리는 도대체 뭘 하고 있죠? 한 쌍의 뻐꾸기처럼 둘이서만 죽치고 앉아있으니 말입니다. 가서 춤을 춥시다. 우리가 먹어치운 양한테 미안하지도 않나요? 그놈이 고작 피가 되거나 아무것도 아닌 방귀소리로 빠져나가게 할 작정이오? 자, 가요! 그걸 노래와 춤으로 만드는 겁니다. 조르바는 지금 다시 태어납니다!" "잠깐만, 잠깐만! 조르바. 바바같이 굴지 말아요. 돌았소?" "주인님,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양한테 미안해서 그러오. 그리고 붉은 달걀과 이스터케이크와 크림치즈를 먹은 게 미안해서! 요 .. 더보기
그리스인 조르바 P.254 그는 분노의 소리를 질렀다. "너무니없는, 미친 지랄이지! 구역질 나는 짓이고말고! 언제쯤이나 사람들이 진정 사람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끼? 우리는 아랫도리를 입고 셔츠를 입고 옷깃을 세우고 모자를 씁니다만, 여전히 숱한 노새, 여우, 이리, 돼지들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가 하느님의 모습을 본떠서 만들어졌다고요! 누가, 우리가? 그 천치 같은 낯짝에 나는 가래침을 뱉겠소!" 더보기
그리스인 조르바 P.252 생각이 모든 걸 결정합니다. "아, 할아버지.... 하느님이 당신의 유해를 정화해주시기를!" 한참 있다가 그가 말을 이었다. "할아버지도 나 같은 팔난봉이었죠. 그런데도 그 늙은 건달께서는 성지에 가서 하지(멕카나 예루살렘 순례를 마친 사람)가 되었는데 그 까닭을 누가 안답니까! 그가 마을에 돌아오니까 이세상에서 착한 일이라고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염소 도둑질이나 하던 그의 옛친구가 물었어요. '이 친구야, 자네는 성지에 갔다가 나한테 십자가도 하나 안 가져왔나?' 그러자 교활한 내 할아버지가 얘기했지요. '아니 이 사람아, 그게 무슨 소리인가ㅏ. 내가 자네한테 빈손으로 오다니. 내가 행여 자네를 잊어버렸을 줄 알았나? 오늘 밤 우리집으로 오게나. 축복을 받게 신부님도 함께 모시고 오고. 그럼 내 이 성스러운 물건을 자네한테 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