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terEsse#2/S# peom

암리타 P.463 노부부 "잠이 오는데" "정말, 어쩌다 끝까지 다 보고 말았지? 본 적 없어요?" "아니, 세 번은 봤을 거야." "역시?" "졸려서 섹스하고 싶은 생각도 안 드는데" "우리야말로 섹스리스 커플인가!" "무슨 말씀. 노부부지." "아니야. 잠이 와" =============================================== 왠지 '노부부'란 답변이 맘에 들었다. 더보기
암리타 P.461 친구 "나를 버린 거, 이제 원망 안하니까" 밀국수가 웃었다. "거짓말하고 있네. 내 쪽이 버림받은 거잖아" "어느 쪽이면 어 때, 헤어지는 걸. 이제부턴 친구야" 밀국수가 말했다. "응" 메스머씨가 말했다. "친구가 있으면" 밀국수가 애처러울 정도로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어떤 작용을 가해 와도 괜찮아. 지키는 힘 쪽이 강하니까, 친구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의지 쪽이 강하니까" ============================================================================================================================ ** 그럼 사랑하는 사람은 파괴하려는 성향이 클 수도 있다는 얘길려나? 더보기
암리타 P.450 고독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같은 방안에 있으면서, 가족이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그 사람들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전혀 타인처럼 여겨졌을 때도 난 고독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런가 보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녹아들어 갔다. 아이들도 그렇지 않은가. 자기가 태어난 집이, 자기가 살고 싶은 나라이고, 자기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로 꾸며졌으리란 보장은 없다. 젖을 물려주는 사람이, 어머니였으면 하고 바랐던 사람이란 보장도 없다. 타인의 상자 속으로 불쑥 내려온다. 그와 똑같은 기분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해 주는데, 내가 같은 정도로 애틋해하지 않는 것도 나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갓난아기도 그렇지 않은가. 만약 말할 수 있다면 그렇게 말할 것이다. 그런 기분을 고독이니 어쩌니 한다면, 그야 나중에 고독이란 단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