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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se#2/S# peom

그리스인 조르바 P.154 잠에 못 이겨 눈을 붙였다가 깨어 보니 조르바는 벌써 나가고 없었다. 날씨가 어찌나 추운지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머리맡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좋아해서 가지고 다니던 말라르메의 시집이었다. 천천히 아무렇게나 책장을 넘기며 시를 읽었다. 책장을 덮었다. 다시 폈다. 그리고 끝내 던져버리고 말았다. 난생처음으로 그 모든 것에 피도 눈물도 없으며 아무 냄새도 풍기지 못하고 전혀 인간적인 내용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푸르뎅뎅 창백하고 진공에 담긴 것처럼 텅 빈 언어들. 잡균 하나 없이 완전히 깨끗한 증류수이지만 영양분 또한 없었다. 요컨데 생명이 없는 것이었다. 이미 창조적인 섬광을 일어버린 종교에서는, 신들이 인간의 고독이나 벽면을 장식하는 시의 모티브 아니면 장식품.. 더보기
농담과 진담 시 주의할 점(?) 농담을 진담으로 씹지 말아라, 의심이 진심이 된다. 진담은 웃고 떠드는 와중에 하지 말고, 보채지 말라. 정말 원하는 대답을 듣고 싶다면, 대답을 원하지 않는 경우라면 너는 강요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진담에는 생각할 텀이 필요하다. 눈치빠른 족속들은 즉독즉해를 원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뇌를 돌리는 데 예열시간이 필요하다. 진담은 화와 함께 하지 말라. 너의 입에 악마가 깃든다. -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말과 짬뽕된 듯;; 이러한 글들이 내가 그리 살고 있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지침화 하는 것일 뿐. 그냥 아무 이유없이 전혀 상관없음에도 급 생각나는 대로 생각을 끄집어 낼 때도 있다. 곡해도 오해도 금지!! 더보기
암리타 P.481 암리타 "'암리타'란 제목이야" "팔릴 가망 없겠는데" 나는 말했다. "그럴까?" "농담이예요. 어떤 의미죠? 암리타란?" "신이 마시는 물이란 뜻. 흔히 감로수라고 하잖아. 바로 그 거. 살아간다는 것은 물을 꿀꺽꿀꺽 마시는 것 같은 거라고, 그런 생각을 했어.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러다 생각해 냈어. 좋은 제목이지. 안 팔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사태에 부닥치면 내가 빵가게에서 돈벌 테니깐" 꿀꺽꿀꺽 하고 물을..... 나는 어디선가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은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아름답고, 천연의 웃는 얼굴로, 달콤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가냘프게 빛나는 공간에서 언젠가. 모든 것의 처음에 있었던, 지금은 없는, 무척 사랑하고 있는. 만나고 싶다. 그 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