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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se#2

P.237 브리다. 초대, 그로 그날 밤의 왕 ".... 주제넘은 짓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신의 도구로서 행동하셨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오늘 밤 초대하고 싶었고요." 그녀가 평소처럼 위스키 두 잔을 주문하려는데, 마법사가 일어나 직접 바에 가더니 와인 한 병과 생수 한 병, 유리잔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 그가 말했다.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실 때 한 사람을 그날 밤의 왕으로 정했네. 대개는 술을 사는 사람이 그날 밤의 왕이 되지."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행여나 떨림이 없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사랑에 빠진 남자였고, 브리다의 에너지는 변해 있었다. 그는 와인과 생수를 그녀 가까이 놓았다. "대화의 분위기를 결저하는 것은 그날 밤의 왕이야. 첫 잔에 와인보다 물을 더 많이 따르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더보기
브리다 P.137 괘종시계 잠들기 직전에 아버지와의 추억이 하나 더 떠올랐다. 일요일이었고, 온 식구가 할머니의 집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벌써 열네 살도 넘은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학교에서 내준숙제의 진도가 잘 안나가자, 자기는 하는 일마ㅏ 모두 엉망이 돼버린다며 투덜거렸다. "어쩌면 그런 실패에서 뭔가 배울 수도 있겠지." 아버지가 말했다. 하지만 브리다는 그렇지 않다며, 애초에 잘못된 방법으로 일을 시작해버렸으니 이제는 방법이 없다고 우겼다. 아버지는 그녀의 손을 잡고, 주로 할머니가 텔레비전을 보는 거실로 데리고 갔다. 거기에는 커달ㄴ 골동품 괘종시계가 걸려있었다. 그 시계는 부속품이 없어 몇 년 전부터 멈춰 있었다. "얘야, 이 세상에 완전히 잘못된 건 없단다."아버지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멈춰서 있.. 더보기
브리다 P.43 어두운 밤, 믿음 "나는 '어두운 밤'을 배웠어요" 이제 고요해진 숲을 향해 그녀가 말했다. "신을 찾는 것이 어두운 밤이라는 걸 배웠어요. 그리고 '믿음'이 어두운 밤이라는 것도요. 놀라운 일도 아니죠. 인간의 하루하루가 어두운 밤인걸요. 일분 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라요.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아니 어쩌면, 일 분 후의 다음 순간이 품고 있는 비의를 지각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하자만 그런 건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그걸 깨달았음을 아는 것이었다. 인생의 매순간이 믿음의 행위임을 아는 것. 믿음은 설명될 수 없음을 아는 것. 믿음은 어두운 밤이었다. 그 믿음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뿐이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