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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같은 집을 위한 노하우 - 알고 싶었던 내용이 있어 퍼옴

카페 같은 집을 위한 현실적인 노하우
레몬트리|
입력 2012.01.31 11:42
[레몬트리]

이번 달부터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길연의 모험심 넘치는 공간 만들기 노하우를 소개한다. 그 첫 번째는 그녀의 전매특허 장점, 상업 공간 같은 집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다.

시크한 모노톤의 선반들, 시멘트 보드

시멘트를 압축해서 MDF 판처럼 만든 자재다. 원래는 외장재로 건물 외벽 전체에 시공하는 자재지만, 나는 선반을 짤 때 사용하곤 한다. 나무 마룻바닥 플러스 화이트 벽인 공간에 돌 느낌을 더하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 이렇게 선반을 짜면 그 위에 작은 그림 하나만 올려도 마치 갤러리처럼 세련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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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연 사무실의 시멘트 보드 수납장.2시멘트 보드 선반을 시공한 삼성 래미안 아파트.

카페 피플이었던 이길연 실장은 덕분에 인테리어 디자인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집다운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다. "우리 세대는 카페나 부티크 호텔 등 트렌디한 공간을 다니다 보니, 다들 눈이 높아져 있어요. 그래서 한 끗 차로 세련된 상업 공간의 부분들을 집 안에 들일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죠."

이미 8년 전 블랙 나무 바닥과 블랙 벽 타일을 과감히 시공한 '블랙하우스', W 호텔처럼 레드 포인트가 들어간 신혼집 등 지금 보아도 파격적인 인테리어를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일 터. 그리고 막연히 세련된 집을 만들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은 다년간의 경험을 거치며, 편의성과 디자인적 세련미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노하우로 업그레이드됐다.

"카페 같은 집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느낌만 가져오는 겁니다. 집 전체를 카페로 만들겠다 생각하면 그때부터 시행착오가 생기죠." 즉 디자인적인 요소에서 포인트를 줘야 하는 것이지, 안방부터 서재까지 모든 요소를 상업 공간의 자재로 채우면 자칫 집이라는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상업 공간 자재들은 기본적으로 집에 쓰는 자재들보다 안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공 범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녀의 조언이다. 그래서일까.

그녀가 디자인하고 시공한 집들을 직접 방문해보면 에폭시 바닥을 깔고, 군데군데 노출 콘크리트 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일반 자재를 쓸 때보다 서너 배는 마감을 꼼꼼히 공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보이기도 한다. 다음은 이길연이 직접 전하는, 상업 공간 같은 시크한 집을 만들 때 그녀가 선호하는 자재들에 대한 시크릿 시공 노하우다.

미묘한 톤을 고려하여, 컬러 MDF와 노출 콘크리트

컬러 MDF는 일반적인 MDF 자재에 여러 가지 컬러를 입힌 특수 자재다. 다른 상업 공간 자재들에 비해 시공이 쉬운 것이 장점인데, 나는 매트한 표면의 느낌이 좋아서 이 자재를 쓰기 시작했다. 현관 입구나 서랍장 등에 쓰면 세련된 집의 바탕을 만들 수 있다. 노출 콘크리트는 안도 다다오식의 건축물에 주로 쓰이는 자재로, 덕분에 모던한 건축물의 대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아파트 벽면 전체에 시공하는 것은 오버인지라, 아일랜드 같은 곳에 포인트 자재로 사용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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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콘크리트2컬러 MDF 자재들

갤러리 같은 집을 위해, 에폭시

흔히 '에폭시'라고 부르는 자재는 내구성과 방수성이 있어 주로 주차장이나 물탱크 같은 곳에 덧바르는 투명한 액체다. 원래는 대표적 바닥 외장재이지만 최근 빈티지한 분위기의 카페들에서 인기리에 시공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화학용품의 일종이기 때문에 실내에 시공할 때는 철저히 제한된 공간에만 쓴다는 원칙을 가져야 한다. 특히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포름알데히드가 새어 나올 수 있어 보일러를 트는 공간에는 절대 시공하지 않아야 한다. 카페에서는 시멘트 바닥 위에 에폭시를 그대로 부어서 정크하게 연출하곤 하지만 집에 시공할 때는 갤러리 바닥처럼 매끈한 시멘트 바닥을 만들어주는 '모르타르'라는 자재를 먼저 시공하는 것이 노하우다.

작업실과 베란다에 에폭시 바닥을 시공한 클라이언트.

지루한 옷걸이 대신, 가스 배관 인테리어

정크한 인테리어의 옷 가게에서 가스 배관을 이용해 옷을 걸어두는 것을 응용했다. 베란다에 간격과 높이를 조절해서 가스 배관을 시공해두면 그 자체로 포인트 인테리어가 되기 때문. 철제 상태 그대로 자재를 노출시키기도 하고, 컬러를 칠해서 조금 더 세련미가 느껴지게 연출하기도 한다.

홍제동 정문희 씨 댁은 가스 배관에 컬러를 칠한 뒤 베란다에 시공했다.

모던한 실내 인테리어를 완성시키는, 철제 마감

금속공예를 전공한 덕분에 철제 마감을 매력적으로 느끼곤 한다. 그래서 거실 한쪽 벽 전체에 스테인리스 철판을 붙여 모던한 공간을 연출해보기도 하고, 싱크대 문짝 같은 곳에 포인트로 철제를 이용해보기도 했다. 보통 철제를 시공하면 스크래치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지저분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우리 집 거실에 시공하고 3년을 살아보니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멋이 더해졌다. 다만 스테인리스, 구로철판, 아연 등 수많은 철제 중에서 자재를 선택할 때는 그 특성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나의 경우 자석이 붙거나 부식하는 철제는 집 안에 쓰지 않는데, 우리 몸의 자기장을 흡수하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고 더불어 피로가 더 쌓이는 듯하기 때문이다.

거실에 스테인리스를 시공한 이길연의 집.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길연은…

미술 전공자 특유의 '필' 충만한 감각으로 신선한 주거 공간을 만들어왔다. www.길연.com에서 발상 전환의 묘미를 보여주는 그녀의 작업들을 만날 수 있다.

기획_홍주희 사진_박형주

레몬트리 2012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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