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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se#2/S# peom

오 자히르 P.237 상대의 얼굴


"마리, 소방수 두 명이 작은 불을 끄려고 숲속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해봐. 그들은 불을 끈 뒤 숲에서 나와 시냇가로 갔어. 한 사람의 얼굴은 온통 검댕투성이였고, 다른 사람의 얼굴은 깨끗했어. 당신에게 물을께. 둘 중 어느 쪽이 얼굴을 씻으려고 할까?"

"바보 같은 질문이네요. 당연히 얼굴에 검댕이 묻은 사람이겠죠."

"아니야. 그 사람은 상대방을 보고 자기도 깨끄할 거라고 생각해. 반대로 얼굴이 깨끗한 사람은 동료의 얼굴에 잔뜩 묻은 검댕을 보고 이렇게 중얼거리겠지. '내 얼굴도 지저분하겠구나. 얼굴을 좀 씻어야겠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나는 사랑했던 여자들 속에서 늘 나 자신의 모습을 찾아 헤맸다는 걸 깨달았어. 그녀들의 깨끗하고 맑은 얼굴을 바라보고, 그 위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지. 그녀들은 나를 보고 내 얼굴을 뒤덮고 있는 그을음을 보았겠지. 고상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들이었는데도 결국 내게 비춰진 모습만 보고는 그게 자신의 모습이라고 믿은 거야. 부디 그런 일이 당신에겐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그런 일이 에스테르에게도 일어났었노라고 덧붙이고 싶었다. 그녀의 눈빛 속에 일었던 변화들을 떠올렸을 때에야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난 언제나 그녀의 빛을 빨아들였다. 그 에너지는 나를 행복하게 했고 자신감 넘치게 했고, 나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반면 그녀는 나를 보고는 스스로 추하고 가치가 없다고 느낀 것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내 경력, 그녀가 조력을 아끼지 않았던 그 경력이 우리의 관계를 뒷전으로 밀어내고 있었으니까.

그러므로 그녀를 다시 보기 위해, 나는 내 얼굴을 그녀의 얼굴처럼 정갈하게 씻어야 했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만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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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댕이 얼굴은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였던걸로..
스스로를 자만하지 말자는 교훈으로 받아들였었는데, 스스로를 깨끗이 해야된다는 생각은 못했던 듯하다.

상대의 얼굴이 나의 모습인거라는..

하지만 많은 다른 성격의 사람들을 일일이 맞추면 살아가기는 불가능 하겠지. 그렇기에 적어도 나에게 가까운 사람들에게 만큼은.. 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나는 나의 배우자로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고 있다.
어른들은 그런다, '맞추면서 사는거다'라고.
나는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가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고 나서는 맞추면서 살아야 되는게 정답이라는 것도 이제는 알게 된 듯하다.

나랑 맞는 사람 찾는 여정도 만만치는 않고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