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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모르모트? ‘신무기 실험장’ 된 평택공장


노동자가 모르모트? ‘신무기 실험장’ 된 평택공장

한겨레 | 입력 2009.08.06 07:10

 




[한겨레] 테이저건 이어 폭동진압용 '다목적발사기' 쏴…과잉진압 논란

경찰 '위험한 진압장비' 사용

경찰이 5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농성 진압 과정에서 폭동 진압 장비인 '다목적발사기'와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은 테이저건을 사용해 '과잉 진압' 논란을 빚고 있다. 경찰은 이전에도 테이저건 및 발암 추정물질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된 최루액을 사용해 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9시께 쌍용자동차 조립3·4공장을 장악하고 도장1공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다목적발사기를 사용했다. 이 발사기에서 발사된 탄환에 귀 쪽을 맞은 노조원 소아무개(35)씨는 스무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중이다. 소씨는 "총알을 맞은 뒤 3~4분 정도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다목적발사기는 전체 길이 46.3㎝, 구경 4㎝, 무게 2.6㎏으로, 경찰 특공대가 다중 폭동 진압용으로 사용하는 장비다. 경찰청 관계자는 "다목적발사기로 스펀지탄, 고무탄, 가스탄, 조명탄 등 네 종류의 탄환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날 사용한 탄환은 압축스펀지탄"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스펀지탄 30여발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다목적발사기 사용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폭동 진압용으로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으며, 시위세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위험성 논란을 낳고 있는 무기인 테이저건을 다시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경찰은 이미 지난달 22일 테이저건을 쏘아 노조원 1명이 얼굴을 관통하는 부상을 입고, 2명은 다리를 다친 바 있다. 테이저건은 사거리가 최대 6.5m로, 두 개의 작은 침이 발사돼 5초간 5만볼트의 고압 전류가 뇌와 근육의 신경계를 혼란시키는 무기다. 전기침을 맞은 사람은 근육이 마비돼 곧 쓰러지게 된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말 '2001년부터 2008년 8월까지 미국에서만 테이저건을 맞은 334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국제앰네스티는 테이저건을 '잠재적 살상무기'로 보고 사용 중지 및 제한적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경찰이 헬기를 통해 공장 위에서 뿌리고 있는 최루액에는 발암 추정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돼 있어,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사고 있다. 최루액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피부에는 물집이 생기고 진물이 흘렀다.

박진 인권단체연석회의 상임활동가는 "경찰은 테이저건 등 살상무기는 방어 목적으로 써야 하는데 이번에는 진압을 위해 공격용으로 사용한 게 명백하다"며 "경찰이 장비를 사용할 때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장비관리수칙 등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어 끔찍한 피해를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평택/권오성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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