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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버리면 벌린다. 정말 강추 재태크다 ㅎㅎ


50만원 버리고 2000만원 번다

머니투데이 | 이경숙 기자 | 입력 2009.10.22 11:47 | 수정 2009.10.22 17:23 | 누가 봤을까? 30대 여성, 대전

 

[머니투데이 이경숙기자][편집자주] 혼자 살든, 여럿이 살든 경제의 기본단위는 가정이다. 녹색경제가 시작되는 진정한 출발점도 가정이다. 우리 경제엔 친환경적 삶을 통해 가계부를 살찌우는 녹색살림의 고수들이 있다. 머니투데이는 이들을 찾아 비결을 전한다.

['잘 버리고 넓게 살기' 심희영·박경석 부부 비결]
[녹색가계부의 고수] < 1-1 >

"몇십만 원 아깝다고 2000만 원을 버릴 순 없잖아요?"
한 방 먹었다. "그래도 산지 얼마 안 된 책들은 남 주기 아깝지 않느냐"고 물으니 심희영 씨(35, 서울시 문래동, 가명)는 녹색가계부의 고수답게 명쾌한 논리를 내놨다.

"도서관을 주로 이용하는데도 우리 부부가 책을 좋아하다 보니 도서구입비만 한 해 50만 원쯤 들어요. 하지만 서울에서 아파트 한 평 늘리려면 2천만 원 훨씬 넘게 들잖아요. 다시 안 읽는 책, 안 쓰는 물건을 남 주면 같은 평수도 넓게 쓸 수 있어요."

결혼 후 3년째 '버리는 삶'을 실천하니 집이 넓어지고 돈이 생기더라는 심희영 씨. 경제적으로 잘 버리는 비법의 핵심은 간단했다. "내가 가진 것을 알면 버릴 것이 보인다."

◇"서울에선 버리는 게 돈 버는 길"=심 씨 부부네 오피스텔에 처음 들어간 사람들은 살짝 당황한다. 집이 너무 넓어 어디에 앉아야 하나 싶다.

38평형 오피스텔의 실 평수는 30여 평이지만 가구가 적고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보니 같은 평수의 이웃집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심 씨는 "가구가 없으니 두 살 난 딸이 맘껏 뛰어놀아도 부딪힐 곳이 없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사는 데에 편하니 이사 갈 욕심도 생기지 않는다.

서울에서 넓게 살려면 평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집안의 물건을 잘 버리는 게 더 현명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동산콘텐츠부장은 "분양 5년 미만 아파트의 경우 서울 내에서 평형을 넓혀서 이사 가려면 추가로 1억~2억 원의 자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32평 아파트를 1~2평 더 넓게 쓰려고 해도 39평, 40평대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서울에서 교통환경이 좋은 위성도시로 집을 옮긴다면 평형을 늘려도 추가자금은 들지 않겠지만 교육, 문화, 쇼핑 인프라가 현재와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과 같은 삶의 질은 유지하되 더 여유로운 주거공간을 원한다면 평형을 늘려 이사 가는 것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생활공간을 넓히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먼저 버리고 나중에 사라"=그걸 누가 모르겠는가. 문제는 '버리는 것이 어렵다'는 데에 있다. 1년에 한번밖에 쓰지 않는 물건이라고 해도 막상 남을 주거나 버리려고 하면 '이걸 새로 사려면 얼만데' 하는 생각이 든다.

심 씨 부부는 자주 안 쓰는 물건은 일단 버리거나 판 후 재구매를 검토한다. 자동차가 그랬다.

남편 박경석 씨(35,가명)는 가족이 늘면 7~9인승 차를 구입하려고 총각 시절 타던 자가용을 결혼하면서 팔았다. 그런데 딸 민주가 태어난 후에도 부부는 차를 사지 않았다. 차 판 돈은 새 차 대신 집으로 변신했다.

박 씨는 "차가 없이 살다 보니 습관이 바뀌어 아이가 태어나도 새 차가 필요하지 않았다"며 "타던 차를 판 돈을 통장에 넣어뒀더니 이자가 붙어 새 차 대신 집 한 평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일에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가끔 대전의 본가에 갈 때도 차가 막힐까봐 기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주말에 아이랑 놀러 다닐 때도 주차 걱정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했어요. 급하게 병원에 갈 일이 생겨도 택시를 탔고요."

부부는 새로 뭔가 구매하기 전에 먼저 버리는 습관을 들였다. 예컨대, 여름 옷 한 벌을 더 사기 전에 입던 옷 한 벌을 버리는 식이다. 이렇게 살다 보니 옷장이 부족해 드레스룸을 만드는 일도 없었고 식품이 넘쳐 더 큰 냉장고를 사는 일도 없었다.

제품 구매가 줄어들자 돈은 더 잘 모였다. 맞벌이 부부는 남편 월급을 통째로 집 구매 때 얻은 대출금을 갚는 데에 넣고 있다. 부인 월급은 세 식구 생활비와 연금, 보험료로 배분했다.

박미정 에듀머니 재무주치의는 "지난 가을에 한 번도 손대지 않은 옷을 보관하느라 옷장 하나 더 사는 건 경제적 선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집에 물건을 많이 쌓아둘 수록 유지비용은 더욱 많이 든다.

그는 "이유 없이 대기전력을 잡아먹는 가전제품들을 버리면 그에 따라서 줄어드는 비용들이 생긴다"며 "삶의 규모를 줄이고 고정비용을 줄이면 생각보다 삶이 자유롭고 덜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희영-박경석 부부의 '경제적으로 버리는 노하우'

1. 물건마다 '자기 집'을 마련해준다.
여름옷 서랍장, 겨울옷 서랍장, 구두 자리, 운동화 자리 등등 물건을 용도별로 분류해 제각각 들어갈 자리를 지정해준다. 그러면 새로 뭔가 사기 위해 이전 것 하나를 버려야 하므로 여간해선 지름신이 내리지 않는다.

2. 같은 용도의 물건은 좋은 것 하나만 남긴다.
용도별로 물건을 정리하면 믹서 등 비슷한 용도의 물건이 2개 이상 나온다. 더 유용한 것만 남기고 덜 유용한 건 버리거나 남을 준다.

3. 내년에도 안 쓸 물건은 처분한다.
'언젠가는 다시 쓸 것 같은 물건'엔 대부분 다시 쓸 일이 생기지 않는다. 자주 쓰이지 않는 데엔 이유가 있다. 불편하거나 내게 맞지 않거나.

4. 소모품은 다 쓴 후 새로 산다.
화장품 등 일부 소모품은 다 쓰기 전에 사면 예전에 쓰던 것을 다 쓰지 않은 채 새로 산 것을 쓰게 되곤 한다. 화장품은 샘플까지 다 떨어지면 새로 산다.

5. 오래 되거나 고장 난 가전제품은 일단 버린 후 재구매를 검토한다.
DVD플레이어가 고장 나서 버린 후 한동안 새로 구매하지 않고 지내봤더니 절실한 필요가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가 집에 두고 있는 제품 중 일부는 없어도 잘 살 수 있다.

6. 주변 사람들과 나눈다.
우리는 자취하는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감자 몇 알, 김치 한 그릇이라도 나눠준다. 음식, 화장품 같은 건 오래 두면 못 먹고 못 쓰게 되어 버린다. 쓰레기로 버리는 것보다는 나눠줘 버리는 것이 경제적이다. 안 쓰는 물건은 인터넷카페나 동아리에 목록을 올려두면 필요한 사람이 나타난다. 우리는 다 읽은 책은 동네 성당을 통해 재소자들에게 보내기도 한다. 책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해주는 게 책 본래의 사명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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