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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se#2/S# peom

그리스인 조르바 P. 340

조르바는 고개를 저었다.

"천만에,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그는 말했다. "당신이 묶인 줄은 다른 사람이 묶인 줄보다 더 길지도 몰라요. 그것뿐이죠. 당신은 긴 줄에 묶여 있어요, 주인님. 당신은 그 사이를 마음대로 오가니까 자유롭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당신은 그 줄을 절대 자르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그 줄을 못 끊는 한..."

 

"언젠가는 나는 그걸 끊을 거요!" 조르바의 말은 나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건드리며 나를 괴롭혔기 때문에 나는 오기로 맞섰다.

 

"그건 어렵지요. 참 어려운 겁니다. 그러려면 한물 살짝 간 바보가 돼야합니다. 알겠어요? 모든 걸 위험에 내맡겨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당신은 그렇게 강한 두뇌를 가지고 있으니 언제나 그 머리가 당신을 다스리게 될 거예요. 사람의 머리는 식료품상 같지요. 계산을 합니다. 내가 얼마를 쓰고 얼마를 내었다, 그건 곧 이 정도의 이윤 아니면 저 정도의 손해다! 머리는 조심스러운 장사꾼이지요. 절대로 가진 물건을 모두 거는 도박은 않습니다. 언제나 예비금이 조금은 있거든요. 속박의 줄은 결코 못 끊어버린다는 말입니다. 아, 어림없는 소리지요! 녀석은 팽팽히 줄에 매달려 있는 거예요. 잡았던 줄을 놓치면 머리(두뇌)라고 하는 작은 악마는 갈 곳을 잃고 끝장이 나버리고 마는 거죠! 그러나 사람이 그런 유대의 끈을 끊어버리지 않는다면 인생은 무슨 맛이 남겠습니까? 카모밀차의 맛밖에 남는 게 없겠지요! 럼주 같은 향기, 당신 인생의 안팎을 뒤집어놓고 맛본다는 것은 턱도 없는 일이죠!"

 

-중략-

 

나는 거의 눈물을 흘릴 뻔했다. 조르바가 한 말은 구구절절이 옳았다. 어렸을 때 나에게는 온갖 광기, 초인간적인 욕망이 가득하여 도무지 세상에 만족하질 못했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침착해졌다. 나는 한 개의 줄을 긋게 되었다. 가능한 것을 불가능한 것과 분리했고 인간적인 것을 신적인 것에서 구분하면서 나는 내 연을 꼭 잡아당겼다. 달아나지 못하게.